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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울 근교 출사지] 레트로 옛 감성의 광명시 철산주공 8단지

by 발산동 2021. 1. 31.

2021년이 들어서며 갖게 된 새로운 취미생활은 바로 사진 찍기입니다.

광학기기에는 완전 젬병이고 카메라는 여행용으로만 갖고 있었고

사진에 대해 공부를 한다거나 기록 이상의 좋은 사진을 찍는 욕심은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날 문득 집에 굴러다니는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고 사진에 재미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이 들며 사진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여느 날처럼 카메라와 놀고 있는데, 

지인 중 한 명이 제가 요즘 계속 카메라 얘기를 해서 출사가 당겨서 나왔는데

같이 가겠느냐는 말에 냉큼 같이 가겠노라고 하였고 그렇게 생애 첫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오늘의 출사지는 광명시의 철산주공 8단지입니다. 

출사지로 유명한 곳인지 검색해보면 꽤 많이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벚꽃같이 이쁜 꽃을 찍기 좋은 곳 같은데, 

재건축이 확정되서인지 제가 방문했을 때는 매우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이 곳은 진짜 어릴 때 보았던 5층짜리 주공아파트입니다.

바로 옆에는 고층 주공아파트가 있는데 8단지와 너무 대비되어서 

여기가 더 도드라져 보였던 것 같습니다.

군데군데 정말 예전에 버린 것으로 보이는 피사체 쓰레기들이 있습니다.

종로, 을지로 이런 곳도 레트로 분위기를 느끼기엔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데

여기는 그곳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레트로였습니다.

색이 바래버린 건의함도 카메라에 담기면 뭔가 있어 보이는 분위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출사에서 건진 사진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맘에 드는 구도로 담으니 먼지도 좋은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불이 켜져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치워지지 않은 낙엽이 한가득입니다.

플스로 재밌게 했던 라스트 오브 어스에 나올듯한 분위기입니다.

수평을 맞춰서 찍고 싶었는데 이런 구도에서 수평을 잡는 게 아직은 너무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나무의 질감을 담아보았는데 아직은 카린이라 그런지 

아웃포커싱으로 배경이 날아간 사진은 다 좋습니다.

알고 봤더니 조화였던... 

그래도 황량한 분위기에 푸릇푸릇한 게 너무 좋아서 담아보았습니다.

우리집껀 어떻게 생겼더라 하고 고민하게 되는 우편함

겨울 같지 않고 날씨도 따뜻하고 하늘도 맑아서 사진 찍기 너무 좋았습니다.

출사가 원래 이렇게 좋은 거냐고 계속 말하면서 걸어 다녔습니다.

 

집에서 사물만 찍는 게 조금은 지루했는데,

밖에 나와서 사진 찍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었네요.

 

 

기분이 좋아지도록 좌우대칭을 담아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 가운데에 서서 수직 수평을 다 맞췄어야 하는데 아쉬웠습니다.

실내에서 찍는 것보단 역시 자연광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하늘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철산주공 8단지는 7호선 철산역 4번 출구에서 북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찾아갈 수 있어서

접근성도 매우 좋은 출사지인 것 같습니다.

 

다만 차들이 있기는 했지만, 재건축대상지역으로 입주민도 없다 보니 

개인차량의 주차가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출사는 가본 적도 없는 어린이지만, 

요즘 서울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든 연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레트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출사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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